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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시] 무명사진가 비비안 마이어와 미스터리한 원판 필름 속 자아를 찾는 여정 발견된 무명사진가 비비안 마이어와 황규관 시인의 시 비비안 마이어는 '미스터리'라는 수식어가 너무도 잘 어울리는 무명 사진가였습니다. 1926년 뉴욕에서 태어난 그녀는 가정 불화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평생을 그저 그런 가난한 보모 일을 하며 살았지만 사진활동은 꾸준히 이어 갔습니다. 독신으로 살면서 뉴욕과 시카고 등지에서 사진을 촬영한 그녀는 현실의 자신보다 앵글 속 자신의 이미지를 더 사랑한, 일생을 카메라 속에서 숨어 지낸 사진가였습니다. 그녀의 죽음 또한 참담했습니다. 2008년 12월 추운 어느 날 시카고 로저스 파크의 빙판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이듬해 4월 26일 불운했던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장례는 그녀가 17년간 보모로 보살펴왔던 존과 매튜, 레인 겐스버그 삼 형제에 의해 치러졌.. 2024. 4. 11.
[사진과 시] 노동자와 이주민의 삶을 포착한 다큐멘터리 사진가 세바스티앙 살가도 고달픈 노동자(Workers)의 삶을 노래한 사진가 세바스티앙 살가도와 김용택 시인의 감상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국가들은 식민지배의 잔재 때문에 독자적인 경제발전 보다는 단지 선진국의 원료공급지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세바스티앙 살가도는 험난한 변혁기에 접어든 이러한 곳의 노동자들과 이주민들의 삶을 고통과 동정의 일방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그들의 존엄성을 사진으로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살가도는 "만일 사람들이 내 사진을 보고 단순히 측은한 감정만을 느낀다면, 나는 사람들에게 이것을 보여주는 방법에 있어서 완전히 실패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진 속의 사람들은 비참한 현실 속에 살고 있는 타인들이 아니라, 지구라는 같은 공간 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와 같은 사람.. 2024. 4. 8.
[사진과 시] 스페인 내전과 로버트 카파 그리고 카파이즘의 탄생 스페인 내전의 총성에서 분쟁을 기록한 로버트 카파와 김정환 시인의 전쟁은 영토분쟁, 정치권력 다툼, 경제적 이익, 인종 및 종교 갈등, 민족주의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합니다. 로버트 카파(Robert Capa)가 활동했던 1930년대는 세계적 경제 불황으로 기존의 사회적, 정치적 긴장을 악화시켰고 파시즘과 공산주의를 포함한 극단주의 정치 운동이 극렬하게 발원한 시기였습니다. 스페인 역시 20세기 초 내내 정치적 불안정,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긴장은 경제 불황으로 더욱 악화되었고, 이는 스페인 정치를 더욱 양극화시켰습니다. 스페인 내전은 1936년부터 1939년까지 좌파, 사회주의, 공산주의, 무정부주의 세력이 연합한 공화당과 우파, 우익이 연합한 국민당 사이에 벌어진 전쟁입니다. 이 분쟁.. 2024. 4. 4.
[사진과 시] 금기와 편견에 맞선 오즈(Odds)의 마법사 다이앤 아버스의 생과 사 금기와 편견에 맞선 사진가 다이앤 아버스와 어울리는 시 감상다이앤 아버스는 '주류 사회에서 소외되고 금기시되던 사람들을 연민하기 보다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렌즈에 담아낸 사진가'라고 정의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녀의 시선으로 보자면 '소외'라는 단어도 바른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특별함'이라고 정정해야 올바른 표현일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기형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상처와 한 몸이었다. 그리고 그 시련을 존재함으로써 이미 초월하고 있다. 그들은 고귀한 사람이다. 기형인들은 아무 생각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고 스스로에게 인생의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이집트의 스핑크스 같은 존재였다.” 그녀의 따뜻한 심성을 단적으로 보여주.. 2024. 4. 3.